바르셀로나에서 한달 살아보기 12일차
오늘은 하이킹을 하려 하였지만 날이 좋지 않아서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태양을 쫒아서 북쪽의 가라피아(Grafia)로 이동하였다. 그 곳에서 아름 다운 바다를 발견하고 따라 걸었다.
길을 걸으며 과연 내가 다시 이곳에 올 수 있을까 나 자신에게 되물었다. 아름답지만 너무나도 멀어 과연 다음 여행을 위해 시간을 낼 수 있을까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무척 컸다.
절벽을 따라 걷다, 절벽 아래에 동굴을 만들고, 그곳에 집을 만들어 사는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그 분은 현지 사람으로 평생을 이곳에 살았다고 한다. 절벽에 동굴을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으며, 일주일이면 한 가족을 위한 동굴을 만들 수 있다고 하였다. 그와 깊은 대화를 나누기에는 힘들었지만, 그는 그의 삶은 만족하고 있었다. 다만 혼자 살고 있어서, 적적할 듯 하였다.
아마 무소유가 이런 삶이 아닐 까 한다. 미니멀리즘한 삶을 사는 그를 보면서 정말 존경스러웠다. 나는 갖고 싶은 것은 많고 한번 가진 물건을 버리기 어렵다.
그리고 그와 함께 짧은 대화 및 그의 동굴 집을 잠시나마 보고, 그리고 로퀘데로스무차쵸스(Roque de los Muchachos)를 갔다. 이 곳은 라팔마 섬의 가장 높은 지점이다. 이 근방은 각 나라들의 천체망원경이 있기도 하였다. 그곳에서 해가 지는 것을 바라보면서 라팔마의 마지막을 보냈다.
해발 2천미터가 넘어 기온이 많이 떨어졌지만, 구름 위에 서서 해가 내려가는 풍경을 보고 있으니, 감회가 새로웠다. 화산이 만들어낸 이런 경이로운 풍경은 이번 여행을 다시 한번 설레게 하였다.